1. 1만 원 밀쿠폰으로 충분할까? 항공편 지연 보상의 기준
비행기 출발이 수시간 이상 지연될 경우, 항공사는 현장에서 식사 쿠폰이나 담요 등을 제공하며 승객의 불편을 완화하려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러한 현장 조치가 항공기 운송 지연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책임까지 모두 갈음하는 것은 아닙니다. 항공기 운송 지연으로 승객에게 재산상 또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한 경우, 항공사는 원칙적으로 그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특히 기상 악화나 공항 운영 제한 등 항공사가 통제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사유가 입증되지 않는 한, 항공기 연결 지연이나 정비 문제 등 항공사 내부 사정으로 인한 지연은 항공사의 책임 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별 사안에 따라 항공사의 배상 의무 여부와 범위는 법적 기준에 따라 판단될 필요가 있습니다
2. 비행기 지연 보상, 기본 운임 환불 규정부터 확인하세요
정신적 피해를 청구하기에 앞서, 우선 국가에서 정해둔 기본적인 국제선 지연 배상기준을 확보해야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하여 2025년 12월 18일 자로 시행 중인 최신 항공사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국제선 지연 시 비행기 티켓 운임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배상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국제선 지연 배상 가이드라인]
- 2시간 이상 ~ 4시간 미만 지연: 승객이 지불한 해당 구간 운임의 10% 배상
- 4시간 이상 ~ 12시간 미만 지연: 승객이 지불한 해당 구간 운임의 20% 배상
- 12시간 초과 지연: 승객이 지불한 해당 구간 운임의 30% 배상
- 운송 불이행(오버부킹 등) : 대체편 제공 여부, 운항시간 및 지연시간에 따라 환불 또는 USD 200 ~ USD 600 배상』
3. 몬트리올 협약의 한계와 대법원의 판결
운임의 10~30%를 돌려받는다고 해서 망쳐버린 여행의 분노가 가라앉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비행기 출발 지연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고민하게 됩니다. 여기서 항공사들은 국제조약을 핑계로 철벽을 칩니다.
전 세계 140여 개국이 가입한 몬트리올 협약 손해배상 조항은 국제선 지연 시 국내법보다 우선 적용됩니다. 문제는 이 협약 체결 당시 당사국들이 지연 손해의 개념에 재산상 손해만 넣고 정신적 손해를 명시적으로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항공사들은 이를 근거로 "조약에 위자료 규정이 없으니 한 푼도 줄 수 없다"라며 버텨왔습니다.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22다254765 판결과거의 논란을 잠재운 대법원의 획기적인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몬트리올 협약에 위자료 청구 규정이 없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위자료 청구 자체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거나 배제한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협약에 규정되지 않은 공백 부분은 대한민국의 국내법(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을 보충적으로 적용하여 항공기 지연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최종 판시하였습니다.
이 판결로 인해 승객들은 지연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분노에 대해 법적으로 당당하게 위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4. 항공기 지연 위자료 액수 산정과 소송 실무 전략
그렇다면 실제로 소송을 진행했을 때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요? 몬트리올 협약은 지연 손해배상액의 상한선을 별도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2024년 개정 기준 6,303 SDR, 한화 약 1,100만 원 수준)
하지만 앞서 설명해 드린 대로 항공기 지연 위자료는 협약이 아닌 국내 민법에 근거한 별개의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입니다. 따라서 몬트리올 협약의 상한선 제한을 받지 않으며, 항공사가 변상을 지연할 경우 항공 운송에 적용되는 상사이율이 아닌, 승객에게 더 유리한 민사 법정이율을 적용하여 이자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법원의 위자료 산정 실무]
최근 하급심 판례들은 비행기 출발이 장시간 지연될 경우 승객이 극심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것은 경험칙상 당연하다고 전제하여, 피해 승객의 입증 책임을 대폭 완화해 주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배상액은 지연 시간, 대기 환경, 여행의 목적 등을 종합하여 법원이 산정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승객 1인당 100만 원 이하의 선에서 위자료가 책정되는 추세입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합산 금액이 수백만 원에 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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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자주 묻는 질문)
Q. 항공사에서 10만 원짜리 마일리지 쿠폰을 주면서 합의서에 서명하라고 합니다.
A. 서명 전 반드시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합의서에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제소 특약이 포함되어 있다면, 추후 국내 법원에 추가적인 위자료나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보상 액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면 서명을 거부하셔야 합니다.
Q. 유럽 노선 지연이었는데, 한국 법원에 소송을 걸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도착지가 한국이거나 항공사의 국내 영업소가 있는 경우 한국 법원에 관할권이 인정됩니다. 특히 유럽 노선의 경우 강력한 소비자 보호 규정인 EU261 법령이 중첩하여 적용될 여지가 있어, 승객에게 더욱 유리한 배상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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